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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보 부사장 “전자책, 읽는 즐거움 줘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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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511회 작성일 11-06-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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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독자는 종이책 독자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자주 읽습니다. 독서량도 2배 더 많습니다. 전자책은 기술이 중심이 되면 안 됩니다. 전자책을 통해서 책을 읽는 행위가 즐거워야 합니다.”
 
마이클 탬블린 코보(kobo) 부사장은 전자책은 독서를 더 편하게 해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탬블린 부사장은 6월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방한했다.
 
코보는 2009년 설립된 캐나다의 전자책 회사다. 미국의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의 틈새를 뚫고 세계 200여개국 이용자를 확보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PC 등을 지원하며, 올해는 터치스크린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했다.
 
탬블린 부사장은 “우리는 전자책을 팔기 위해 전자책을 판다”라며 아마존, 애플, 구글 등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애플처럼 하드웨어를 팔기 위해 또는 구글처럼 광고를 팔기 위해 전자책을 팔지 않는다는 얘기다. 탬블릿 부사장은 코보와 가장 비슷한 반스앤노블이나 아마존과는 달리 몸집이 가벼워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리딩 라이프’는 코보가 경쟁자들과 차별점으로 내세운 새로운 독서 경험이다.
코보의 리딩 라이프 서비스는 크게 통계, 수상, 소셜리딩 등 셋으로 나뉜다. 리딩 라이프는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코보는 전자책 독자가 책을 읽기 위해 접속하는 순간의 데이터를 모아 책을 언제 펴고 덮었는지,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 몇 권을 읽는지를 분석해 통계를 낸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에 따라 독자에게 상을 준다. 이 상에는 상금과 상품은 없다. 상장과 비슷한 격인 ‘배지’만 있을 뿐인데 “독자들은 상 받기를 좋아한다”라고 탬블린 부사장은 말한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연동한 소셜리딩은 독자가 책을 읽다가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자신이 읽는 책에 토론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삼국지>를 읽다 제갈량을 만났다’, ‘<태백산맥> 5권까지 읽었다’와 같은 간단한 메시지 보내기부터 마음에 드는 글귀를 SNS로 바로 보내는 기능 등이 포함된다.
 
리딩 라이프가 코보의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꽤 만족스러운 눈치다. 탬블린 부사장은 “코보의 아이폰, 아이패드 앱 사용자 중 10명 중 9명 이상이 리딩 라이프를 사용한다”라며 “리딩 라이프를 서비스하며 전자책 판매가 늘었고 독자들이 독서를 활발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탬블린 부사장은 책을 중심으로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이벤트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앱으로 책을 읽는 것 뿐 아니라 책을 고르고 책장을 넘기는 경험에도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민합니다. 책 본문에 이벤트를 심어, 책을 읽다 스토리 전개가 달라지게 한다든지, SNS와 연결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에 다양한 서비스를 덧붙이는 코보의 모습은 독서라는 행위를 바꾸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지적에 탬블린 부사장은 “전자책은 독서를 더 편리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사람들이 전자책을 읽는 이유가 “IT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독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편하게 책을 읽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책은 책을 편하고 즐겁게 읽게 하고, 평생 읽은 책을 단 하나의 저장매체에 담게 합니다. 책이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중 하나가 추가된 게 전자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탬블린 부사장은 종이책이 가지는 긴 호흡의 글도 전자책이 활성화해도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보를 처음 설립하며 사람들이 전자책으로는 짧은 글을 읽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단편소설이나 한 장짜리 글, 기사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한 거죠. 하지만 의외로 소설이나 장편을 선호하더군요. 스마트폰에서도 말이죠. 코보 사업 첫해에서 가장 많이 판 책도 900쪽짜리 책이었습니다.”
 
코보가 현재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뿐이다. 앞으로 유럽의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13개국에 진출하며 지원하는 언어도 늘릴 계획이다. “예컨대 이탈리아는 출판사나 서점이 여력이 없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서점과 출판사가 별도의 시간과 돈을 들여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는 곳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업 영역입니다.”
 
이 자리에서 탬블린 부사장은 국내 시장 진출 의사도 밝혔다.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전자책 성장세가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전자책 업체가 20여개 있는 미국 시장에 진입해 톱에 들었으니, 한국에 경쟁자가 많다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내 시장에 “분명히 계획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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