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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TV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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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690회 작성일 11-04-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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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대 방송사들, 주도권 위해 정면 충돌] 케이블비전, 300개 채널 서비스
타임워너, 수십개 채널 무료 공급… 컴캐스트도 조만간 선보일 듯
폭스 등 콘텐츠 생산 방송사 반발, 직접 프로그램 유료 판매에 눈독
국내서도 내달부터 100개 채널 서비스… 무선인터넷 되는 곳 어디서든 볼 수 있어
타임워너케이블·컴캐스트·케이블비전 등 미국 거대 케이블TV(SO·System Operator)와 폭스·비아컴·디스커버리 등 방송채널(PP·Program Provider)이 '제2의 TV'로 떠오른 아이패드(iPad) 방송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미국 2위 케이블TV 타임워너케이블이 아이패드에서 수십 개의 고화질(HD) 방송채널을 볼 수 있는 신개념 방송을 선보인 것. 타임워너케이블은 아이패드를 보유한 자사의 케이블 가입자들이 '집 안에서 무료로' 이런 아이패드 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했다. 아이패드가 TV가 된 것이다.


 
▲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전자업계를 넘어 TV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Xinhua 폭스·비아컴·디스커버리 등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P들이 즉각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케이블TV업체들은 방송채널을 TV에 노출할 권리만 있으며, 아이패드에서 채널을 방송하려면 추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타임워너케이블은 반발이 거세자 이들 채널을 아이패드 라이브 방송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케이블 방송을 TV에서 보든, 아이패드에서 보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달 초 블룸버그, 홀마크 무비, 트루TV, 커런트 등 16개 채널을 새롭게 추가하며 오히려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 3위 케이블TV 케이블비전도 2일 방송채널 300개를 아이패드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컴캐스트도 조만간 이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책 한 권보다 가벼운 아이패드, TV의 시청 영역을 확장시켜

타임워너케이블과 같은 케이블TV는 폭스 등 수십~수백개의 방송 채널들과 계약을 맺고 이들 채널을 케이블망을 통해 각 가정의 셋톱박스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셋톱박스는 방송신호를 동영상으로 바꿔 TV에 노출한다.


 타임워너케이블의 신규 서비스는 방송신호를 케이블망을 통해 각 가정의 무선랜용 케이블 모뎀으로 보낸 뒤, 여기서 다시 무선인터넷을 통해 집 안의 아이패드로 방송채널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TV와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채널을 즐길 수 있으면서, 무선(無線)이기 때문에 거실뿐 아니라 서재의 책상, 침실의 침대, 부엌 등으로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시청할 수 있다.

미국 케이블TV는 현재 집 안에서만 아이패드 방송을 가능하게 했지만, 기술적으로는 집 밖 어디서든 무선인터넷만 가능하면 아이패드에서 수십 개의 채널을 볼 수 있다. TV 시청 습관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케이블비전의 톰 러틀리지(Rutledge)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패드에 수십~수백개의 케이블 방송채널을 공급함으로써, 아이패드를 이제 가정의 또 하나의 TV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는 들고 다니는 TV로서 손색없는 화질과 화면 크기를 갖고 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패드2는 책보다 무게(600g)는 가볍고 두께(8.8㎜)는 얇으면서, 화면 크기는 9.7인치로 큰 편으로 TV 시청에 적합하다.

미국 케이블TV 업체들은 이런 아이패드 방송이 점차 TV 시청 시간을 줄이고 PC로 이동해가던 소비자의 흐름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폭스·비아컴 등 PP들은 아이패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자신들이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직접 판매하는 모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타임워너케이블 등이 무료로 자사 채널을 아이패드에서 방송하면 그만큼 비즈니스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국내서도 5월부터 아이패드에서 100여개 채널 볼 수 있어

국내에서도 곧 미국과 같은 방송 시장 변혁이 시작될 전망이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5월부터 자사의 가입자들이 아이패드에서 무료로 100여개 위성방송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는 미국 케이블TV 업체들이 아이패드 시청 공간을 집 안으로 한정한 것과 달리,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지역이면 집 밖이나 해외에서도 스카이라이프의 모든 채널을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국내 2위 케이블TV CJ헬로비전은 작년 말부터 갤럭시탭과 아이패드에 88개 케이블 채널을 제공하는 '티빙'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의 티빙은 무료가 아닌 유료(월 5000원)다. CJ헬로비전은 수익금 일부를 방송채널업체에 제공해 저작권 문제를 피해가고 있다.

조선비즈(성호철 기자 sunghoch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