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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겸 영화·쇼핑 드라마… 발상전환 광고가 곧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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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144회 작성일 11-11-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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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단순히 기업의 상품을 홍보하거나 이미지를 대변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광고는 하나의 창작물로서 수익을 창출하는 도구가 되거나 혹은 신문·방송·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매체를 넘나들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이종교배(異種交配)의 장(場)으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광고가 기업의 홍보 마케팅 수단이었다면, 이제 거꾸로 광고가 기업을 먹여 살리기도 한다.

◇광고, 스스로 돈 버는 시대

KT가 기획, 후원하고 박찬욱·박찬경 감독이 연출을 맡아 아이폰 4로 촬영한 단편영화 '파란만장'은 지난 2월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곰상을 수상해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고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영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이 작품은 사실 영화라는 장르를 빌려온 독특한 방식의 KT 아이폰 4 광고 캠페인이다. 광고 '파란만장'은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파이크 아시아 광고제에서 필름 크래프트 부문 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9일 2011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프로모션 부문 대상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하나의 콘텐츠가 유수의 영화제와 광고제를 동시에 석권한 첫 사례가 됐다. 또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 화제가 됐다. '파란만장'은 유럽·북미 등 해외 필름마켓에서 판매됐고, 우리나라에선 olleh TV에서 PPV(pay per view·유료시청방식)로 제공되고 있다. KT는 이 광고 겸 영화가 2000억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창출했다고 집계했다.

광고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기도 한다. GS샵은 한 드라마 주인공인 탤런트 신애라씨를 광고모델로 이용해 '쇼핑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광고이긴 하지만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각각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지고 등장한다. 10분짜리 미니드라마 형식의 광고로, 총 7편이 방송된다. 현재 3편까지 방영된 이번 미니드라마 형식의 광고에는 한 달 만에 댓글이 2500여건이 붙었다.

파란만장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 총괄한 KT 신훈주 광고팀장은 "미디어 환경,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전통적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와 인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가 요구된다"며 "그 무엇도 다 광고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이야말로 혁신적인 브랜드를 세우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소통하니 꼴찌 브랜드가 단숨에 매출 1위로

'콘텐츠로서의 광고'시대는 최근 공식 명칭을 '칸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로 바꾼 세계적인 광고제인 '칸 국제 광고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칸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조직위원장 테리 세비지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즉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영역을 넘나드는 기발한 미디어 활용 능력"이라고 말했다.

P&G의 남성용 샤워젤 '올드 스파이스'도 그 대표적인 예다. 탄생 70년 된, 소비자들에게 이름 그대로 오래된 브랜드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현재 이 제품은 샤워젤 업계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틀을 파괴한 광고 덕분이다.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올드 스파이스 광고 모델과 거의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틀간 총 160개의 실시간 답변 영상을 상영했다. 일종의 SNS 생방송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유효했던 것이다. 현재 유튜브 조회 수 2억4000만회를 넘어섰다.

루마니아 국민 초콜릿 바 'ROM'은 인기가 시들해지자 루마니아 국기가 새겨진 기존 제품포장지를 미국 성조기가 새겨진 포장지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포장지를 원래대로 되돌리라는 요구가 SNS 등을 통해 사회 운동으로까지 번졌고 결국 ROM은 원래 포장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기획되어 있던 광고 캠페인이었다"는 내용의 광고를 선보였다. 제품 자체를 미디어로 활용한 새로운 시각이 제대로 통한 것이다.

KT 신훈주 광고팀장은 "광고물이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생각하고 SNS같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새로운 미디어도 발굴해야 한다"며 "과거 마케팅이 제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능동적 참여와 확산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