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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메신저` 마이피플 "10명이 하루 9시간씩 공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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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253회 작성일 11-09-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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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요즘 스마트폰 음성 통화료를 5만8320원씩 아끼고 있다. K씨의 절약 비법은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 그는 마이피플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를 통해 하루 9시간씩 '공짜'로 통화한다.


 
/한경DB
6일 다음에 따르면 마이피플을 통해 지난 8월부터 한달여간 500~600분 가량 mVoIP 서비스를 이용한 'K씨'는 무려 10명(5쌍)에 달한다. 지난 2일에도 한 K씨는 마이피플에서 음성 통화를 끊김없이 592분이나 이용했다.
 
다음 관계자는 "이 같은 사용 패턴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라면서 "마이피플 사용자 중 35%가 1번 이상 mVoIP를 이용했으며 이들은 하루 평균 6분 이 서비스를 통해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K씨 같은 '헤비 유저(heavy user)'와는 별도로 mVoIP 서비스를 즐기는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연내 사용자수 면에서 카카오톡을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의 전체 사용자 2200만명 가운데 국내 사용자만 집계하면 1700만여명. 이 숫자와 비교하면 사용자 수로는 400만여명만이 차이가 나 추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다음의 계획은 이동통신사에게는 '불편한 미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VoIP 서비스가 망 부하 외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와의 협의를 거쳐 망 부하 등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음 측은 "마이피플을 1분 사용한 경우 데이터 트래픽이 1.2MB 발생한다"며 "이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서비스 이용 시에도 데이터 트래픽이 몰린다"라고 말했다. 망부하의 원인은 mVoIP에만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망부하보다 이통사에게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mVoIP 서비스가 이들의 수익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점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동통신사의 1분 통화요금은 108원으로, 마이피플에서 음성통화를 K씨처럼 9시간 사용한 경우 5만8320원을 무료로 이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SKT, KT에서 5만5000원 요금제 이상 사용자만 쓸 수 있는 mVoIP 서비스를 '알차게' 이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헤비 유저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마이피플 사용자 35%가 6분씩 mVoIP를 사용한 경우 이들은 하루에만 29억원 가량을 사실상 무료로 이용한 것이다. 향후 사용률이 크게 증가해 1000만명이 하루 1분씩만 무료 전화를 이용한 경우를 가정하면 이통사에는 매일 10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마이피플에 이어 출시된 SK컴즈의 네이트온톡도 음성통화 서비스에 가세한지 한달여만에 300만명이 훌쩍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mVoIP서비스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끼치면서 망 네트워크에 무임승차 말라'는 이통사와 '데이터 요금을 지불한 이용자는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해당 서비스 업체의 논쟁은 이제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와 관련 오는 11월 '망 중립성' 정책에 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망중립성
망 중립성은 인터넷 망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트래픽을 내용과 유형, 서비스, 단말기 종류, 발신자, 수신자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