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자책 한국 진출…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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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025회 작성일 12-08-22 11:09본문
구글이 국내에 전자책 서비스를 곧 시작한다. 이미 전자책 서점 수로는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는 파급력이 얼마나 될까.
전자책 서점 리디북스는 8월14일께 제휴한 출판사에 공문 한 장을 배포했다.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 유통사로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를 공급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구글이 직접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로써 국내에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북스를 들여오는 게 확실해졌다. 8월말께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해 9월 구글의 태블릿PC인 넥서스7이 국내 출시되면 서비스가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구글코리아쪽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먼저, 유통사는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가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진 않는 눈치였다. 이러한 시선에는 구글이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전자책 서점으로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현실이 깔렸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글로벌 업체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서비스와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를 봐야 한다”라며 “구글은 미국에서조차 잘 안 된다는 느낌이 있는데 글로벌 업체로서 의미있는 곳은 아마존 외에는 없다고 보며, 아마존 외의 해외 전자책 업체가 한국에 들어와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에서 전자책 사업을 어떻게 펼칠지에 대한 뚜렷한 이야기가 없다며 입장 밝히기를 피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안내서가 공개된 상황은 아니다. 또한 일부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구글 플레이 북스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은 출판사가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환영하지도 반대할 일도 아니라며 유통사는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 준비를 덤덤하게 바라봤다. 고향 땅에선 전자책 서비스로 명함도 못 내밀지만,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움직이는 큰 존재다. 헌데도 구글의 전자책을 바라보는 덤덤한 시선은 출판사 쪽에서도 느껴졌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는 “(구글의 국내 진출을)막을 방법은 없다”라며 “구글은 출판사와 독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이점이 있지만, 독자들은 서비스의 기능만으로 움직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책 독자를 위한 맞춤 서비스나 마케팅을 기존 국내 전자책 서점만큼 해낼지에 대한 의문을 내비친 셈이다. 매장 진열대가 웹페이지인 전자책 서비스에서 읽을 만한 콘텐츠를 묶고 추천하는 MD의 역할은 지대하다는 게 장 대표의 생각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일단 전자책을 판매할 창구가 늘어난다는 점에선 구글 플레이북스의 등장은 환영할만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의 전자책 담당자는 “출판사는 마케팅 유통 파워가 있는 업체가 하나라도 생기면 유리하다”라며 “하지만 출판이 한 나라 문화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라는 면에서 생각하면, 글로벌 업체가 독점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국내에 구글 플레이 북스의 문을 열면서 국내 시장을 시험무대 삼아 전자책 서비스를 가늠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 북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을 음악과 비디오, 전자책과 묶으며, 구글 북스에서 이름이 바뀌었다. 아직 전세계에 확산한 단계는 아닌데 국내 독자에게 받은 피드백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다듬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구글이 국내를 테스트 시장으로 삼듯, 출판사도 구글을 테스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중호 북센 본부장은 “출판사는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얼마나 판매되는지를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과 경쟁하는 처지인 국내 서점이 구글 플레이 북스에 콘텐츠 제공자 처지가 되는 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중호 본부장은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경우도 가정했다. 이중호 본부장은 “다만,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잘 안 됐을 경우 킨들과 반스앤노블, 코보 등 해외 업체가 우리나라 시장을 작고 폐쇄적인 시장으로 여겨, 진출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웹서비스 회사이자, 검색엔진이자, 온라인 광고 회사인 구글을 두고 시원하게 손뼉 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여개 업체가 들어선 정돈 안 된 곳이고,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종이책 단행본 시장과 비교하면 1%대에 머물렀다. 이 규모를 구글이라고 대거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하긴 어렵다.
또한 최근 구글이 애플에 이어 결제 수수료를 30% 가져가고 자사의 앱내부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정책을 펼치는 모습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 구글은 출판사가 원하는 가격으로 전자책을 팔고 중간에 리디북스란 서점을 끼웠지만, 출판사가 가져갈 수익은 이전과 동일하게 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에 국내 서점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는 셈이다. 하지만 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정책이 바뀌었듯,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성장하며 구글이 언제 마음이 바꿀지 모를 일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글로벌 플랫폼에 출판사가 콘텐츠를 올렸는데 국내 서점을 과점한다고 치면 어떨까”라며 출판사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구글이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추진하다 유통회사에서 콘텐츠를 받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데서 콘텐츠 수급의 어려움을 감지할 수 있다. 한기호 소장은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에서 나오는 의견이 아니다”라며 “구글이 지금 출판사를 배려하는 제안을 해도 국내에서 힘을 키우고 난 뒤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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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서점 리디북스는 8월14일께 제휴한 출판사에 공문 한 장을 배포했다.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 유통사로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를 공급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구글이 직접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로써 국내에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북스를 들여오는 게 확실해졌다. 8월말께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해 9월 구글의 태블릿PC인 넥서스7이 국내 출시되면 서비스가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구글코리아쪽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먼저, 유통사는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가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진 않는 눈치였다. 이러한 시선에는 구글이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전자책 서점으로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현실이 깔렸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글로벌 업체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서비스와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를 봐야 한다”라며 “구글은 미국에서조차 잘 안 된다는 느낌이 있는데 글로벌 업체로서 의미있는 곳은 아마존 외에는 없다고 보며, 아마존 외의 해외 전자책 업체가 한국에 들어와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에서 전자책 사업을 어떻게 펼칠지에 대한 뚜렷한 이야기가 없다며 입장 밝히기를 피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안내서가 공개된 상황은 아니다. 또한 일부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구글 플레이 북스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은 출판사가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환영하지도 반대할 일도 아니라며 유통사는 구글의 전자책 서비스 준비를 덤덤하게 바라봤다. 고향 땅에선 전자책 서비스로 명함도 못 내밀지만,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움직이는 큰 존재다. 헌데도 구글의 전자책을 바라보는 덤덤한 시선은 출판사 쪽에서도 느껴졌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는 “(구글의 국내 진출을)막을 방법은 없다”라며 “구글은 출판사와 독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이점이 있지만, 독자들은 서비스의 기능만으로 움직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책 독자를 위한 맞춤 서비스나 마케팅을 기존 국내 전자책 서점만큼 해낼지에 대한 의문을 내비친 셈이다. 매장 진열대가 웹페이지인 전자책 서비스에서 읽을 만한 콘텐츠를 묶고 추천하는 MD의 역할은 지대하다는 게 장 대표의 생각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일단 전자책을 판매할 창구가 늘어난다는 점에선 구글 플레이북스의 등장은 환영할만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의 전자책 담당자는 “출판사는 마케팅 유통 파워가 있는 업체가 하나라도 생기면 유리하다”라며 “하지만 출판이 한 나라 문화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라는 면에서 생각하면, 글로벌 업체가 독점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국내에 구글 플레이 북스의 문을 열면서 국내 시장을 시험무대 삼아 전자책 서비스를 가늠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 북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을 음악과 비디오, 전자책과 묶으며, 구글 북스에서 이름이 바뀌었다. 아직 전세계에 확산한 단계는 아닌데 국내 독자에게 받은 피드백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다듬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구글이 국내를 테스트 시장으로 삼듯, 출판사도 구글을 테스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중호 북센 본부장은 “출판사는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얼마나 판매되는지를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과 경쟁하는 처지인 국내 서점이 구글 플레이 북스에 콘텐츠 제공자 처지가 되는 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중호 본부장은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경우도 가정했다. 이중호 본부장은 “다만,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잘 안 됐을 경우 킨들과 반스앤노블, 코보 등 해외 업체가 우리나라 시장을 작고 폐쇄적인 시장으로 여겨, 진출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웹서비스 회사이자, 검색엔진이자, 온라인 광고 회사인 구글을 두고 시원하게 손뼉 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여개 업체가 들어선 정돈 안 된 곳이고,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종이책 단행본 시장과 비교하면 1%대에 머물렀다. 이 규모를 구글이라고 대거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하긴 어렵다.
또한 최근 구글이 애플에 이어 결제 수수료를 30% 가져가고 자사의 앱내부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정책을 펼치는 모습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 구글은 출판사가 원하는 가격으로 전자책을 팔고 중간에 리디북스란 서점을 끼웠지만, 출판사가 가져갈 수익은 이전과 동일하게 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에 국내 서점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는 셈이다. 하지만 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정책이 바뀌었듯, 구글 플레이 북스가 국내에서 성장하며 구글이 언제 마음이 바꿀지 모를 일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글로벌 플랫폼에 출판사가 콘텐츠를 올렸는데 국내 서점을 과점한다고 치면 어떨까”라며 출판사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구글이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추진하다 유통회사에서 콘텐츠를 받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데서 콘텐츠 수급의 어려움을 감지할 수 있다. 한기호 소장은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에서 나오는 의견이 아니다”라며 “구글이 지금 출판사를 배려하는 제안을 해도 국내에서 힘을 키우고 난 뒤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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