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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IT시장 '상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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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955회 작성일 14-01-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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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4년 IT 트렌드를 주도할 톱(Top) 10 전략 기술에 3D 프린팅을 포함시켰다. 지난 해 많은 주목을 받았던 3D 프린팅 기술이 올해는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해 3D 프링팅이 국내외 관심을 끄는 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몫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의 모든 것의 생산방식을 바꿀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3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킬 수 있는 기술로 언론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해 국내외 매체들은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된 사례들을 앞다퉈 소개했다. 비교적 간단한 생활용품을 넘어 자동차나 항공기 제작에도 3D 프린터가 사용됐다. 또 초콜릿, 피자와 같은 음식은 물론 눈 세포, 인간의 두개골, 간과 같은 신체기관까지 3D 프린터로 출력할 정도에 이르렀다.

3D 프린팅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혁신할 기술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 나아가 3D 프린팅 기술은 일상 소비 문화에도 인터넷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 항공기, 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제품을 제작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3D 프린팅이 최근 차세대 생산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3D 프린팅 기술은 ▲개인 맞춤화 ▲디자인 고도화 ▲생산공정 간소화 ▲주문자(On-Demand) 제조 ▲개인 제작도구▲바이오 프린팅▲마이크로/나노 프린팅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생산 기술의 한계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유망 산업에 적합한 새로운 생산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3D 프린팅은 별도 금형이나 생산 설비가 필요없다. 대신 개인 맞춤형 제품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운동화나 안경테 하나를 사더라도 대량 생산된 표준화된 제품 중에서 고르는 대신 3D 프린터를 통해 발의 움직임이나 얼굴 형태까지 고려한 개인 맞춤형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3D 프린터는 보청기나 의족 같은 개인 맞춤형 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을 넘어 이미 대량 생산에 익숙한 산업에서도 개인 맞춤형 제품이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3D 프린팅은 제품 단면을 한 층씩 인쇄하면서 적층하기 때문에 복잡한 디자인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때문에 3D 프린팅은 기존 생산 기술에 의한 제약없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품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3D 프린팅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공정 간소화로 주문자(On-demand)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3D 프린터는 재료만 준비되면 명령한 그대로 상품을 출력해낼 수 있으므로 다양한 요구 조건에 맞게 바로 주문생산 할 수 있다. 즉 고객이 원할 때,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상당 규모의 설비 시설이나 숙련된 생산 기술이 없더라도 제품 디자인만 있으면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3D 프린터는 개인이 직접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대형 사무용품 유통업체인 스테이플스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이 개인이 디자인한 제품을 3D 프린터로 대신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D 프린팅은 바이오프린팅이나 마이크로/나노 프린팅과 같은 차세대 유망 산업에 적합한 생산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갖는다. 최근 인공혈관, 인공신장, 인공 피부 등을 만드는데 3D 프린팅이 활용되고 있으며 3D 프린터로 제작된 마이크로 미터 크기의 초소형 배터리가 등장해 향후 의료 기기나 초소형 로봇 등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제조의 장벽을 허무는 3D 프린팅, 제조업의 '민주화' 바람

제조업계가 3D 프린팅을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3D 프린팅이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제조사들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상품을 개발해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3D 프린팅의 등장은 생산 공정 간소화로 개인 맞춤형 제품 생산과 주문자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간 제조 과정에서 간과되었던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가 점차 중요시되는 이른바 제조업의 민주화 바람이 불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개인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시키려면 재료를 조합하고 상품으로서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한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제조사만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여겨졌던 제조 기술의 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지금까지 명백히 분리돼 있었던 제조와 소비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게 될 것이다.

3D 프린터를 보유하거나 대여를 통해 개인도 손쉽게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제조라는 행위 자체가 기업이 아닌 개인의 영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결국 3D 프린터는 상품 제조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줌으로써 제조와 결합된 소비의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또한 3D 프린팅을 통한 상품 제조 단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로 구현되기 때문에 상품 유통 단계를 간소화시켜 준다. 이를 테면 소비자는 인터넷 상에서 원하는 제품의 3D 도면을 찾아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그것이 어디에서 디자인되었든지 간에 집 가까운 곳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다.

◆ 3D 프린팅으로 인해 변화하는 소비 문화

3D 프린팅은 제조 분야에만 혁신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제조된 상품들을 구매할 뿐만 아니라 3D 프린팅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당장 쇼핑 문화도 확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이 쇼핑 문화에 몰고 온 바람에 필적한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단 얘기다.

잘 아는 것처럼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직접 살펴본 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쇼루밍(showrooming)족이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3D 프린팅 역시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를 확 바꿔놓을 가능성이 많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만든 상품을 구매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요구 사항을 주문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직접 제품 생산과정에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어서 구매를 포기하거나 차선책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이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가장 근접한 완제품을 구매할 것인가 아니면 직접 디자인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해 유일무이한 상품을 제작할 것인가.

완벽한 개인 맞춤화가 가능한 3D 프린팅은 시장에 서로 다른 수많은 종류의 상품을 탄생시킬 것이고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개인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3D 프린터로 제작된 상품은 일부분이 훼손되더라도 도면을 이용해 쉽게 복구할 수 있으므로 고장이 나면 수리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나 버리는 낭비 없이 필요한 부분만 3D 프린팅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NBC 투나잇 쇼의 진행자인 제이 레노는 현재 생산되지 않는 클래식 자동차의 부품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 3D 프린팅 시장 전망 및 향후 발전과제

가트너는 '소비자 및 기업용 3D 프린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3년 10만달러(약 1억500만원) 미만 3D 프린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5만6500여대로 시장 규모가 1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또 내년엔 75%의 성장률을 기록해 출하량이 약 10만대, 2015년에는 19만여대로 예상되며 2019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65억달러(약 6조9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3D 프린터 제조 시장은 3D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핵심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향후 3D 프린팅 기술 개발 속도를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가격 하락의 여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팅의 대중화를 위해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활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3D 프린터의 가격이 낮아지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도 다양해져야 하며 3D 프린터 기기 자체가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무엇보다 3D 프린팅에서 사용되는 제품 디자인의 도용 방지를 위한 지적재산권 등 관련 법안 정비가 필요하며 권총을 비롯한 불법 무기 생산 등 3D 프린터를 악용하지 않도록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이뉴스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