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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독과점화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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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614회 작성일 12-11-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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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모든 길은 네이버로 통한다’라는 말이 점점 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네이버의 1위 수성이 더욱 굳건해지는 반면 하위업체들은 위기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포털의 독과점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털사들의 지난 3분기 성적표를 보면 이러한 추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035420)(265,000원 ▼ 500 -0.19%)은 영업이익이 1566억원에 달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22억원으로 오히려 전년대비 감소했다.

그 아래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때 ‘싸이월드’로 인터넷 세상을 호령했던 SK컴즈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야후코리아는 다음달 한국법인 철수를 발표한 뒤 직원정리 절차에 한창이다.

네이버 중심의 구도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쉽게 바뀌긴 어려울 것 같다.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모바일시장에서도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로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이렇다 할 반전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포털 매출의 ‘엔진’인 검색 광고대행시장에서도 오버추어코리아가 와해되며 네이버의 검색광고 계열사 NHN비즈니스플랫폼이 독주하고 있다.

잘 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특정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포털은 단순한 IT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다. 포털은 국민들이 뉴스를 가장 많이 보고 영향을 받는 플랫폼이다. 대선주자 연관검색어 사태에서 보듯 국민의 여론이 대량으로 유통되며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창구로 기능한다.

특정기업이 독주양상을 이어간다면 여론의 유통측면에서 늘상 시빗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심심찮게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도, 그 회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과는 별 상관이 없을 지 모른다.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이 커질수록 이러한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1위 업체 입장에서도 압도적인 독주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업의 흥망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국민의 눈과 입의 역할을 하는 인터넷포털시장이 ‘일원화’될까 걱정된다. ‘다양성은 인터넷의 기본원칙’이라는 말처럼 인터넷의 여러 관문들이 적절히 경쟁하는 모양새가 건강하다. 하위업체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이데일리 펌